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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23년 인도 여행 - 뭄바이에서 여행을 시작하다.

by 막제이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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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뭄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 밤 11시, 이 시간의 뭄바이 공항은 사람이 없이 한산했다. 바로 입국 심사대로 향했다. 늦은 밤이라 입국 심사대에 공무원들도 자리에 많이 없었다. 미리 E-visa를 준비했기 때문에 전용 심사대에서 입국 심사를 받았다. 잘못한 것도 없고 상대도 외국인이지만 항상 긴장되는 순간이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준비해 간 서류와 여권을 컴퓨터에 입력하느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짐을 찾은 후 트레블 월렛 카드를 이용해 ATM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미리 예약해 놓은 Nap Manor Hostel로 향하기 위해 우버를 불렀다. 공항에서 나온 장소에는 우버에 탑승하는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내용을 오해해서 잘못된 장소에서 오래 기다렸다. 기사가 여러 번 불렀지만 로밍으로 연결했던 음성 통화가 끊겨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공항 시설 여러 곳을 방황하고 나서야 길을 찾아서 우버를 탈 수 있었다. 호스텔을 찾는 길에 봤던 뭄바이의 첫인상은 여행하기 시끌벅적하고 여행이 어려울 거라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우버 기사를 기다리는 곳인줄 알았으나 P4층으로 가야했다.

 

우여곡절 끝에 호스텔에 도착했다. 모두가 잠든 방에 조용히 들어가서 짐을 풀고 샤워를 했다.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고 있어서 실내 온도도 좋았고 청소도 깨끗하게 잘되어있어서 만족스러웠다.

9월 21일, 알람도 맞추지 않았지만 몸이 9시에 맞춰 잠이 깼다. 조식을 먹는 여행자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식빵과 바나나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했다. 여기 호스텔에는 외국인 여행자보다 인도 사람들이 더 많았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웬만한 호스텔에는 현지인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인도가 넓기 때문에 국내를 여행하는 사람, 업무상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호스텔에도 현지인들이 많은 것 같았다. 로비에서 만난 사업가 친구와 짧은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자신은 은행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 역시 뭄바이 사람이 아니라서 추천해 줄 곳은 없지만 여기 NAP MANOR 호스텔은 출장을 올 때마다 예약할 만큼 시설도 좋고 친절한 곳이라 추천을 했다. 계속 숙박할 곳을 찾아보려던 계획을 바꿔서 뭄바이에서 3일을 모두 여기에서 묵기로 했다.

뭄바이의 아늑한 쉼터였던 NAP MANOR HOSTEL

 

오늘의 계획은 그놈의 시계줄을 수리하고 유심칩을 구입하는 것, 앞으로 메고 다닐 작은 배낭을 구입하는 것이다. 호스텔 카운터에 유심을 파는 곳을 물어서 10시쯤 출발을 했다. 아침의 뭄바이는 출발 전 봤던 어느 영상, 어느 책 보다 더 혼잡스러웠고 날씨는 한국 한여름의 온도 습도와 마찬가지로 더웠다. 역시 글로 읽은 것과 몸으로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다. 인도의 혼란스러움과 무더움을 강렬하게 느꼈다.

아침의 뭄바이

 

호스텔 근처에서 SANTA CRUZ역으로 향하는 길, 그 중간에 통신사가 있었다. 느린 통신사 로밍으로 겨우 찾아 유심 가게를 찾아갔지만 시작이 11시였다. 근처의 거리의 시계방 가게로 갔다. 분리된 시계줄 부품을 보여주니 30초 만에 수리를 해주었다. 길거리의 소란스러움에 말귀를 잘못 알아들어 수리비를 100루피로 알아들었다. 한국돈 1600원,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ATM에서 출금한 500루피를 내밀었다. 사장님은 다시 돈을 주며 10루피만 주면 된다고 자신도 거스름돈이 없으니 그냥 가도 된다고 했다. 인도에 대한 선입견이 단번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여행을 다니면 사소한 친절이 나라의 인상을 바꾼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인도를 다니면서 그런 감정들을 유난히 많이 느꼈다. 위험한 나라, 사기가 많은 나라라는 인상은 일반 사람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다.

김해공항에서부터 불편했던 시계를 고친 시원한 마음으로 길가를 걷다 마주친 라씨 가게로 들어갔다. 처음 먹어보는 라씨는 말 그대로 플레인 요거트였다. 마시는 요거트보다는 진하고 퍼먹는 요거트보다는 묽었다. 그 위에 치즈 같은 덩어리를 얹어주는 라씨, 무더위에 지친 몸에 에너지를 넣어주는 맛이었다.

생애 첫 라씨

 

라씨를 빠르게 해치우고 거리를 구경하다 보니 11시가 되어 유심칩을 구입했다. 인도의 통신사 에어텔, 참으로 오래도 걸렸고 금액도 800루피를 불렀다. 공항에서 600루피로 만들고 빠른 인터넷으로 여행을 시작해도 될뻔했다. 인도에서는 무언가를 사기 전에 꼭 물어보고 흥정을 해야겠다 느꼈다. 유심 구매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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