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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23년 인도 여행 - 본격적인 뭄바이에서 첫날

by 막제이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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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느라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뭄바이 여행을 시작했다. 호스텔에서 가까운 SANTA CRUZ역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배낭여행이라 표를 사는 것부터 기차를 탈 플랫폼을 찾는 것까지, 허둥지둥 많은 시간이 흘렀다. 첫 목적지인 도비 가트에 가까운 Mahalaxmi역으로 향했다.

호스텔 근처의 SANTA CRUZ

 

도비 가트는 약 180년 동안 이어진 빨래터이다. 카스트 제도조차도 들지 못한 불가촉천민들이 빨래를 하는 곳이다. 지하철을 내려서 도착한 도비 가트 전망대는 고층빌딩 건설 현장이 둘러싸고 있었다. 부의 상징과 가난의 상징이 거리 하나 사이로 구분되는 모습이 빈부격차를 풍경으로 묘사하는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 구경을 하는 중 마그넷을 판매하는 소녀를 만났다. 자신도 여기서 태어나서 자랐다고 했다. 영어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자신도 아래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을 거라고 한다. 여기의 빨랫감은 병원이나 호텔 등에서 나온다고 한다. 듣기로는 병원에서 나온 이물질 때문에 다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금은 손빨래도 하지만 기계 세탁도 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소녀가 팔고 있는 마그넷을 샀다. 이야기를 했어도 흥정은 안 할 수 없었기에 250루피를 불렀던 마그넷 하나를 100루피에 샀다. 게이트 오브 인디아를 담고 있는 자석은 이제 본가 냉장고에 붙어서 추억을 음식을 꺼낼 때마다 뭄바이를 생각하게 한다.

도비 가트

 

도비 가트에서 처치 게이트역으로 향했다. 인도 서부 철도의 시작역답게 플랫폼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치 게이트역에는 도시락을 배달하는 풍경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지만 시간이 늦어 도시락을 옮기는 풍경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처치 게이트역

 

더운 날씨에 역 근처를 구경하다가 근처의 마린드라이브까지 걸어갔다. 아라비아해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해안길을 따라 걸었다. 해안길을 따라 현지 가족들이나 커플들이 바다를 구경하며 휴식을 하는 분위기였다. 걸을 때는 바다를 보면서 걸어서 꾀 길다는 느낌만 느꼈지만 걸은 거리가 4.5km라는 것은 글을 쓰는 지금 검색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상한 배낭을 멘 한국인이 걸어 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여러 인도인 가족들은 자신들과 사진을 찍자고 했다.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처음 겪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인도를 여행하는 동안 유명인이 된듯한 간접 경험을 했다.

아라비아 해를 끼고 있는 마린 드라이브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초파티 해변까지 걷게 되었다. 해변 초입 포장마차들에서 음식을 파는 모습과 해변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덥고 오래 걸어서 정신이 없는 상태에다 바다 근처에서 30년을 살아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다.

초파티 해변

 

해안가 근처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과일 주스를 파는 가게로 들어갔다. 즉석 해서 갈아주는 파인애플 주스를 마시니 지쳤던 몸에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았다. 여행 중 잠깐의 휴식이었지만 꿀맛 같았다.

꿀맛이었던 과일 주스

 

지도를 보며 근처의 기차역까지 걸었는 데 과일 주스로는 부족했는지 근처의 다른 카페로 들어갔다. 이번의 카페는 현대식으로 가격도 한국의 카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히또를 먹으며 또 한 번 충전했다.

 

오늘의 목표였던 샤워용품과 배낭을 사기 위해 툭툭을 타고 꼴라바로 향했다. 뭄바이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바가지는 생각보다 없다고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는 제품을 사느라 한국돈으로 13,000원가량이 들었다. 이 정도 금액이 들 줄 알았으면 그냥 수하물 추가하는 비용이 나을뻔했다. 앞으로 메기 위한 작은 배낭을 250루피, 한국돈 사천 원가량으로 구입했다. 인도에서 쓰고 망가지면 버릴 생각으로 샀지만 여행이 끝날 때까지 든든하게 내 앞을 지켜줬다.

꼴라바 시장과 내부 모습
꼴라바 사장 근처의 거리

 

저녁시간이 되어 전통 남부 요리를 먹기 위해 dakshinayan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종업원이 추천하는 스페셜 도사를 먹었다. 쌀과 렌틸콩으로 반죽한 부침개인 도사 안에는 으깬 감자가 들어 있었고 같이 나온 커리와 함께 먹으니 고로케와 흡사한 맛이었다. 오늘 하루 종일 여행하느라 허기졌던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만족감이 있었다.

인도 남부 요리 도사

 

식당을 나와 퇴근 시간의 사람들로 가득 찬 기차를 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날씨가 덥고 습해서 힘든 인도 여행 첫날이었지만 호스텔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쐬니 인도란 특색 있는 나라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퇴근 시간 직장인으로 가득한 인도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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